서울대병원 김민성 교수에게 듣는 '폰 히펠-린다우병' 동반 뇌종양
폰 히펠-린다우병 동반 '혈관모세포종', 뇌 외에 척수·눈에도 생겨
나이 들수록 종양 크기 보통 줄어…상당기간 종양 안 커지고 유지
문제 생겼을 때 치료해도 성적 나쁘지 않고 최근 치료성적 더 개선

뇌종양의 약 5%는 다소 생소한 '유전성 뇌종양'이다. 유전성 뇌종양은 신경섬유종증 1형과 2형, 폰 히펠-린다우병, 결절성경화증, 리프라우메니증후군, 터코트증후군, 골린증후군, 카우덴증후군, 다발성내분비종양 1형 등 각종 희귀질환에 여러 증상과 동반돼 나타나는 증후군성 뇌종양을 말한다.

폰 히펠-린다우병에서 생기는 유전성 뇌종양은 '혈관모세포종'이다. 또 뇌와 같은 중추신경계 영역인 척수 부분을 비롯해 눈의 망막에도 혈관모세포종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외에 다른 장기에 여러 낭포성 종양이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가족종양증후군의 양상을 보이는 병이 유전성희귀질환으로 분류되는 '폰 히펠-린다우병'이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민성 교수는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에서 연 ‘희귀질환자와 가족을 위한 온라인 강좌’에서 "폰 히펠-린다우병은 3번 염색체의 VHL이라고 부르는 유전자의 변이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20% 정도는 가족력이 없이 돌연변이로 부모 세대에서 유전받는 것 없이 본인에게만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폰 히펠-린다우병 환자에게 생기는 유전성 뇌종양 '혈관모세포종'은 나이가 들수록 새롭게 생겨나는 경우가 좀 적고, 커지지 않고 유지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대체로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가 꽤 된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폰 히펠-린다우병 환자에게 생기는 유전성 뇌종양 '혈관모세포종'은 나이가 들수록 새롭게 생겨나는 경우가 좀 적고, 커지지 않고 유지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대체로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가 꽤 된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암 억제 유전자 중 하나인 'VHL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는 폰 히펠-린다우병은 인구 3만6,0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으로, 암 억제 유전자의 문제인 까닭에 뇌를 비롯해 여러 곳에 종양이 자라는 특성을 보인다. 

김민성 교수는 "뇌하고 척수, 망막 쪽에는 혈관모세포종이라고 부르는 종양이 생기고, 신장(콩팥)에는 신장암이 생길 수 있고 부신 쪽에 크롬친화성세포종이라고 하는 종양이 생길 수가 있다"며 "또 췌장에는 췌장내분비종양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폰 히펠-린다우병으로 '혈관모세포종'이라는 유전성 뇌종양이 생겼다고 해도 모두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김민성 교수는 "폰 히펠-린다우병에서 다발성으로 계속 생겨나는 혈관모세포종 같은 경우는 발견이 된다고 해서 다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가 있다. 

김 교수는 "폰 히펠-린다우병에서 생겨나는 혈관모세포종들은 쭉 지켜보다 보면 되게 특징적인 부분이 환자의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새로운 혈관모세포종이 생기는 경우는 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보다 보면 상당 기간 커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가 되는 병변들도 있다"며 "이 두 가지 특징을 폰 히펠-린다우병의 혈관모세포종에서 보이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폰 히펠-린다우병 환자에게 혈관모세포종이 다발성으로 발견될 때는 발견되는 족족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고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에 그 증상을 좋게 만들어주기 위해 선별적으로 치료를 고려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치료를 할 때의 가장 기본적 방법은 수술이다. 김민성 교수는 "개두수술을 통해 해당 부위 병변을 제거하는 게 가장 기본이 된다"며 "수술적 치료가 위험할 때는 감마나이프라고 하는 비수술적인 치료를 해서 커지는 것만 억제시켜주는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폰 히펠-린다우병 환자에게 생기는 혈관모세포종은 나이가 들수록 새롭게 생겨나는 경우가 좀 적고, 커지지 않고 유지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대체로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가 꽤 된다.

이런 경과 관찰을 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접근해도 치료 성적은 아주 나쁘지 않고, 최근에는 치료 성적이 더 올라가는 추세다. 김 교수는 "폰 히펠-린다우병에서 혈관모세포종과 투명세포 신장암이 가장 큰 사망 요인인데, 예전에 비해 최근에는 폰 히펠-린다우병 환자들의 생존율이 꽤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성 교수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실제로 폰 히펠-린다우병 환자들 같은 경우에는 대개 생존 기간이 좀 짧아서 50~60세 전에 대부분 다 사망하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제 환자들만 보더라도 장기 생존하는 경우가 꽤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꾸준하게 영상검사를 하면서 추적 관찰을 잘 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하게 어떤 치료를 할 건지 잘 선택해서 치료적 개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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