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명분 생긴 펠로우들 병원 떠날 것…3월이 분수령”
”정부, 의협‧교수협 대신 젊은 의사들 만나서 대화해야”

사진 출처=유튜브 채널 ‘유나으리(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 화면 갈무리.
사진 출처=유튜브 채널 ‘유나으리(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 화면 갈무리.

전임의(펠로우)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이달 말까지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에 이르지 못할 경우 ‘펠로우 엑소더스(대탈출)’가 벌어져 진정한 의미의 의료 붕괴가 시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유나으리(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에는 ‘2024 의료대란 앞으로의 진행을 예측해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해당 채널은 이동욱 전 서울백병원 안과 교수가 운영하는 개인 채널로, 자정 기준 해당 영상의 조회수와 좋아요 수는 각각 5만회와 2,500개를 넘은 상태다.

이 전 교수는 “졸국을 앞둔 마지막 연차를 제외하고 나갈 만한 3년차 이하 전공의들은 거의 다 사직했다고 보면 된다”며 “3월이면 새로운 인턴, 새로운 전공의가 병원에 들어와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선 안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 중요한 점은 소위 ‘펠노예’라고 불리는 전임의, 임상강사들의 계약도 이때 만료된다. 죽어도 의대 교수 한번 해 보겠다 하는 펠로우가 아니라면 이때다 하며 병원을 나갈 가능성 높다”고 점쳤다.

이 전 교수는 “펠로우는 ‘가성비(임금 대비 근로환경)’가 낮기 때문에 나가고 싶어도 그럴 듯한 명분이 없어 지도 교수님 눈치 보다가 1년만 더, 1년만 더 하며 남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이번에는 그럴 듯한 대의명분이 있으니 펠로우 엑소더스가 벌어질 가능이 높다. 이걸 모를 리 없는 현직 의대 교수들도 2월말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 중재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오는 3월이 의료계 분수령이 될 걸로 내다봤다.

이 전 교수는 “협상이 결렬된 상태로 3월이 되면 의대 교수들까지 너무 힘들어서 (현장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고 그때는 정말 진정한 의료대란, 의료붕괴가 오게 된다”며 “보건복지부와 정부는 왜 하필 계약 만료를 앞둔 2월 말 의대 증원 2,000명이라는 초강수를 뒀는지 의문”이라고 답답함을 나타냈다.

아울러, 이 전 교수는 “진짜 문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 필수 의료가 완전히 붕괴됐다는 점이다. 외국에 자랑하던 싸고 빠르고 정확하던 한국의 의료체계가 안타깝지만 한두 달 사이에 붕괴될 것”이라며 “아마 현재의 의료체계로 복구되기 어려울 텐데 대중들은 아직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의협이 총파업을 하고 이를 진압하는 그림을 그렸을 정부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누구의 책임인지 특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1만 명이 넘는 젊은 의사들을 다 고발할 수도 없고 정부 입장에선 진퇴양난일 것”이라고 짚었다.

이 전 교수는 또 “지금의 의대생, 젊은 의사들은 기성세대끼리 치고받고 싸우더라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이기주의가 아니라 똑똑한 것이다. 혹 정부에서 의지를 가지고 해결하려고 해도 젊은 의사들이 개인의 의지로 진행한 일이기 때문에 누구랑 협상을 하고 누가 책임을 질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전 교수는 “정부가 정말로 해결을 원한다면 대한의사협회나 의대교수협의회가 아닌 기피과, 필수의료 붕괴의 핵심 이해당사자인 전공의, 의대생들과 토론을 하고 대화를 하라”고 조언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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