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치료 접근성 확대 기대

내달부터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담도암 1차 치료에 기존 '젬시타빈/시스플라틴(이하 'GemCis')' 화학요법을 급여로 사용하면서도 항 PD-L1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를 본인부담 하에 추가 병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요 암종별 항암요법 급여기준 변경안을 공고예고했다.

구체적으로는 GemCis 요법을 1차 치료에 임핀지와 병용 투여하는 경우, GemCis 요법은 '본인일부부담(5/100)'으로, 임핀지는 '약값전액본인부담(100/100)'으로 사용토록 개정한 것이다(조직학적으로 선암에 한하며, 바터팽대부암은 제외함).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022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핀지 + GemCis' 병용요법을 허가 받은 후 이듬해 급여권 진입에 도전했지만, 작년 11월 급여 첫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좌초된 바 있다.

다만, 당시 암질심은 임핀지와 병용하는 GemCis 요법에 대해서는 '본인일부부담'으로 인정했다.

지금까지는 환자들이 '임핀지 + GemCis' 병용요법을 비급여로 사용할 경우, 기존에 급여가 적용되던 GemCis 요법까지 비급여로 전환돼 환자들의 치료 선택권에 제한이 있는 상황이었다.

임핀지를 쓰기 위해서는 기존 화학요법까지 본인이 모두 비용을 부담해야 하니, 별도의 사보험을 가진 환자가 아니라면 효과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면역항암제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

사실 이 같은 문제는 국내에서 면역항암제의 쓰임새가 확대됨에 따라 암 전문가들로부터 꾸준히 지적받아 왔다.

표적치료가 표준요법으로 자리잡은 몇몇 암종을 제외하면, 여러 암종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를 더할 경우 부작용은 크게 늘지 않으면서 효과가 개선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담도암뿐만 아니라 폐암, 두경부암, 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에서 면역항암제는 이미 기존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허가 받아 사용되고 있으며, 이들 모두 급여 전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대한암학회 등은 정부에 '면역항암제가 기존 표준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으로 허가를 받을 경우, 기존에 적용되고 있는 항암요법 급여는 그대로 유지하고 새롭게 추가되는 면역항암제만 환자본인부담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정해 달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급여 심사 없이 허가 후 곧바로 비급여 사용을 허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면역항암제를 화학요법과 병용하면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개선된 만큼 화학요법의 사용기간 또한 증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재정 영향 평가 없이 승인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얘기.

다른 일각에서는 담도암에서의 사례를 시작으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급여 시기가 더욱 늦어질 거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제 제약사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급여 신청하면 암질심이 심사해 일단 전액본인부담으로 돌릴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시간을 더 벌 수 있는 길이 생긴 게 아니냐는 의견이다.

이처럼 담도암에서의 임핀지 사용이 향후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접근성 확대 신호탄이 될지 혹은 그 반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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