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요법 단독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 60% 낮춰
존슨앤드존슨, “1차 치료에 승인된 최초의 표적치료 요법”

얀센의 EGFR‧MET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가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2차 치료에 이어 1차 치료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항암화학요법 외 치료 옵션이 부족하던 희귀 폐암 영역에서 표적치료제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존슨앤드존슨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리브리반트와 항암화학요법(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을 EGFR 엑손20 삽입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는 엑손19 결손 및 L858R 치환 변이와 같은 타 EGFR 유전자 변이 대비 낮은 발생 빈도를 보이며 환자 예후 또한 좋지 않다. 특히 기존 3세대 EGFR-TKI로도 제한된 치료 혜택이 나타나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

이번 1차 치료 승인은 EGFR 엑손20 삽입 변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08명을 대상으로 화학요법 단독 대비 리브리반트와 화학요법 병용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 오픈라벨 3상 임상시험 연구(PAPILLON)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1차 평가변수는 RECIST v1.1 기준에 따른 맹검독립중앙심사위원회(BICR) 평가 무진행 생존기간(PFS)이었으며, 2차 평가변수에는 전체 생존율(OS), 전체 반응률(ORR), 첫 번째 후속 치료 후 PFS 등이 포함됐다.

PAPILLON 임상 결과, 리브리반트와 화학요법 병용은 화학요법 단독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6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HR=0.40; 95% CI: 0.30, 0.53; p<0.0001). 병용요법의 PFS 중앙값(mPFS)은 11.4개월로(95% CI: 9.8, 13.7) 단독요법 6.7개월(95% CI: 5.6, 7.3)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OS 데이터의 경우 분석 시점에서 성숙하지 않았으며, 최종 분석을 위해 사전에 설정한 사망 건수의 44%가 보고됐음에도 악화되는 경향은 관찰되지 않았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20%)은 발진, 손발톱 독성, 구내염, 주입 관련 반응, 피로, 부종, 변비, 식욕 감소, 메스꺼움, 코로나19, 설사 및 구토였다.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 고형암 임상 개발 담당 키란 파텔(Kiran Patel) 부사장은 “리브리반트와 화학요법 병용요법은 EGFR 엑손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된 최초의 표적 치료법”이라며 “우리는 이 최신 이정표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폐암 포트폴리오를 계속 가속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대 랭곤 펄뮤터 암센터의 종양 전문의이자 임상 연구자인 조슈아 사바리(Joshua K. Sabari) 박사는 “최적의 치료 결과를 목표로 한다면 다른 변이를 지닌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그러하듯이 EGFR 엑손20 삽입 변이를 가진 환자들에게도 1차 치료에서 표적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며 “PAPILLON 연구 결과 PFS가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병용요법이 이들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잠재적 표준 치료로 사용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승인으로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영역에서 입지를 더욱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FDA는 이번 1차 치료 승인과 더불어 지난 2021년 5월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통해 조건부 허가했던 리브리반트의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적응증을 정식으로 승인했다.

또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PAPILLON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를 위한 ‘카테고리 1’ 등급의 1차 치료제로 포함시켰으며, 선호요법으로 권고했다.

반면 같은 적응증을 두고 개발 경쟁을 벌이던 다케다는 FDA에 제출한 ‘엑스키비티(성분명 모보서티닙)’ 시판허가 신청을 지난해 10월 자진 취하했다. 2차 치료제 정식 승인을 노렸지만 임상시험을 통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바이오텍 보로노이가 EGFR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07'을 개발해 2020년 미국 오릭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이전 한 바 있다. 계약 규모는 최대 6억2,100만 달러(약 8,297억원)다. 오릭파마슈티컬즈는 지난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VRN07(현지 개발명 ORIC-114) 1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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