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디보, 최장기 3년 생존율 데이터 공개로 OS 혜택 공고
키트루다, HER2 음성 적응증 확대 임박…급여기준 재논의 필요

항PD-1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가 HER2 음성 진행성 위암 1차 치료에 대한 3년차 데이터를 통해 지속적인 생존 혜택을 입증했다. 특히, 국내에서 급여 적용 중인 PD-L1 CPS가 5 이상인 환자에선 옵디보 추가로 3년 생존율을 두 배가량 끌어올려 면역항암요법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했다.

MSD 키트루다
MSD 키트루다

최근 면역항암제가 HER2 발현 여부를 불문하고 진행성 위암 1차 치료에 백본(backbone) 약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적응증 확대를 앞두고 현 급여기준에 대한 재논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임상종양학회 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Oncology(JCO)에는 CheckMate 649 연구의 3년차 추적관찰 데이터가 공개됐다.

그림. CheckMate 649 연구의 3년차 전체생존(OS) 결과(PD-L1 CPS 5 이상)
그림. CheckMate 649 연구의 3년차 전체생존(OS) 결과(PD-L1 CPS 5 이상)

CheckMate 649 연구는 HER2 음성 진행성 위암 1차 치료에 기존 화학요법 단독 투여와 옵디보 + 화학요법 병용 투여의 효능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3상 임상연구로, 국내에선 옵디보가 해당 연구 결과를 근거로 'PD-L1 CPS가 5 이상'인 환자에서 급여 적용되고 있다.

업데이트 된 데이터에 따르면, 옵디보는 'PD-L1 CPS가 5 이상'인 환자에서 전체생존기간(OS), 무진행생존기간(PFS), 반응률(ORR) 및 반응지속기간(DoR)의 혜택을 지속해 유지했다.

특히, 3년생존율은 옵디보 추가군에서 21%, 화학요법 단독군에서 10%로 나타나, 치료 3년 차엔 옵디보 추가군이 두 배 이상 더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년차 무진행생존률은 13% 대 8%로, 옵디보의 추가 투여가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적중앙검토(Blinded Independent Central Review, BICR)로 평가된 옵디보 추가군의 반응를은 60%로 대조군의 45%보다 높았으며, 반응지속기간 중앙값 역시 9.6개월 대 7개월로 개선됐다.

연구진은 "CheckMate 649 연구는 진행성 위식도암 1차 치료로서 'PD-1 억제제 + 화학요법' 치료에 대한 가장 긴 추적관찰 OS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며 "기존 화학요법에 니볼루맙을 추가하는 것은 화학요법 단독 대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장기 생존 이점을 유지하며, 수용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지원해 진행성 위식도선암 1차 표준 치료로서 니볼루맙 + 화학요법의 지속적인 사용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옵디보의 CheckMate 649 연구를 포함해 키트루다 등 항 PD-1 면역항암제의 위암 임상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며, HER2 발현 여부를 떠나 항 PD-1 면역항암제가 진행성 위암 1차 치료에 화학요법과 더불어 백본 치료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키트루다는 작년 말 국내에서 KEYNOTE-811 연구를 근거로 해 PD-L1 CPS 1 이상인 HER2 양성 환자의 1차 치료에 '트라스투주맙'과 '플루오로피리미딘 및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허가 받았으며, HER2 음성 환자에 대한 적응증 확대는 이르면 3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HER2 음성 환자에 대한 KEYNOTE-859 연구는 국내 석학인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가 책임연구자로 참여해 글로벌 허가를 이끌어내며 주목 받았다.

현재 국내에서 옵디보가 PD-L1 CPS가 5 이상인 환자에서 급여 적용되고 있는 만큼, 한국MSD 역시 HER2 음성 환자에 대한 적응증 확대가 이뤄지는 대로 HER2 양성 포함 키트루다의 위암 적응증에 대한 보험급여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HER2 음성 환자에서 기존 옵디보의 급여기준을 키트루다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데 있다. KEYNOTE-859 연구에서 사전 설정된 PD-L1 발현율에 따른 분석은 CPS '1 이상'과 '10 이상'에서 이뤄져, 급여 설정 시 해당 결과를 근거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옵디보와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을 보는 동반진단기기가 서로 달라 진료 현장에서의 혼선과 불필요한 재정 소요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키트루다의 급여기준이 뭐가 됐든 환자들이 치료 지연을 겪지 않으려면, 현재로선 두 개의 동반진단검사를 모두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라선영 교수는 "CPS 5는 판독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이 많이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CPS 1은 '있고 없고'의 문제만큼 명확해 급여기준에 더 적합하다"며 "어떤 검사로든 CPS 1 이상인 환자에서 급여를 적용해 준다면, 향후 임상에서의 면역항암제 사용이 매우 단순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뿐만 아니라 라 교수는 PD-L1 음성인 환자 중에서도 면역항암제에 뛰어난 치료 반응을 보이는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환자의 급여 혜택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진행성 위암에서 MSI-H 환자의 비율은 극히 적어 이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을 따로 진행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수많은 연구에서 MSI-H 환자군에 대한 면역항암제 효과를 확인한 만큼 급여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구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에 발표된 CheckMate 649 연구의 3년차 데이터에서도 MSI-H 종양을 가진 환자들은 OS 혜택의 정도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진행성 위암 1차 치료에 키트루다 급여 진입을 앞두고 예상되는 문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정부가 전문가들의 제언을 전향적으로 검토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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