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강성훈 교수에게 듣는 초로기 치매 진단‧원인, 치료법

최근 유명 강사가 치매’(알츠하이머병) 의심으로 강연 활동 중단을 선언한 후 복귀한 일이 있었다. 그 유명 강사의 나이는 50대 초반이었다. 치매 발병 연령대보다 확연히 낮은 나이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 오던 사람이 후천적으로 여러 인지기능이 계속 떨어져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상태다. 과거 치매는 고령자에게 노화와 함께 동반하는 상태로 인식됐다.

이에 비해 최근 비교적 젊은 연령대 사람들의 치매 발병 사례가 알려지면서 초로기 치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65세 미만에 발병하는 치매를 초로기 치매라고 한다.

치매는 이제 고령층에서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중앙치매센터가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2’에 따르면 치매 환자 전체 97만 명 가운데 65세 미만 치매 환자는 8만 명 정도로 전체의 9%를 차지한다.

초로기 치매는 기존 노인성 치매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에게 초로기 치매의 진단과 원인,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Q1. 초로기 치매가 발병하는 주요 원인은?

A1. 현재까지 알려진 초로기 치매의 원인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치매, 알코올성 치매로 구분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알츠하이머 치매가 원인의 1/3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가족성 알츠하이머’ (유전성)치매가 대략 2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같이 노년기 치매에서는 발병 빈도가 적은 치매가 초로기 치매에서는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Q2. 초로기 치매의 조기진단이 쉽지 않은 이유는?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진단이 어렵다. 노인성 치매 증상과 다르기 때문이다.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의 주요 증상인 기억력 저하가 아닌 성격 변화와 이상행동, 판단력 또는 실행능력 저하, 언어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첫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이 치매라 의심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젊다는 이유로 진단 시기를 놓치기 쉽다. 초로기 치매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젊은 나이라도 중요 사항을 잊거나, 능숙하던 일을 잘하지 못하거나, 예전보다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쉽게 화가 나는 등의 증상이 이어지면 신경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원인 질환을 감별하고, 그에 알맞은 약물 또는 비약물적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초로기 치매는 기존 치매 검사처럼 문진, 신경학적 진찰, 신경심리검사(인지기능검사), 뇌영상 검사(MRI/CT) 등으로 진행한다. 이에 비해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와 달리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시작하고, 초기 뇌 위축이 노인성 치매보다 경미해 구조적 뇌영상 검사(MRI)만으로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다. 특히 초로기 치매의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과 전두측두엽치매의 감별이 어렵다. 이때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Q3. 노인성 치매보다 초로기 치매가 위험한 이유는?

A3. 초로기 치매가 위험한 이유는 일반적인 노인성 치매보다 뇌세포 손상이 빨라 더 위험하다는 점이다. 조기에 여러 평가를 통해 치료가 가능한 원인을 감별하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초로기 치매 치료는 원인에 맞춰 약물치료로 진행한다. 또 경도 우울 증상과 배회 증상, 반복적인 질문 등은 비약물치료에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환자 증상이 악화하는 환경, 대인관계 요소들을 면밀히 파악해 스트레스 정도를 감소시키고, 환자에게 익숙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한다. 환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편안한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Q4. 그렇다면 초로기 치매를 피할 수 있는 특별한 예방법은?

최고의 치료법은 예방이다. 한편 초로기 치매 예방법은 다른 치매와 특별히 다르지 않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첫째, 운동을 생활화하고 걷기를 자주 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운동은 뇌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뇌신경을 보호한다. 뇌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스포츠 같은 활동적인 운동도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격렬한 운동이 부담스러우면 걷기와 같은 단순한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둘째, 적극적인 두뇌활동을 한다. 젊은 시절 공부를 많이 하고 두뇌를 많이 사용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치매 위험이 낮다. 나이가 들어서도 활발한 두뇌활동을 하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배움에는 정년이 없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과정이 뇌를 자극해 뇌 건강을 유지한다. 가능하다면 계속 일을 하는 것도 좋다. 특히 정신적인 사고와 집중력, 정확성과 시간적 기한이 필요한 일을 하면 인지장애 위험이 30% 낮아진다.

셋째, 뇌를 위한 건강한 식사를 한다. 뇌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때,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것이다. 생선채소과일 등 항산화 물질과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매일 먹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30% 정도 낮아진다.

끝으로 고혈압비만당뇨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으면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치매 발병 위험이 커진다. 전문의와의 진료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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