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차관 브리핑서 밝혀…의대 증원 백지화는 "불가"
열악한 수련환경 개선‧불가항력 의료사고 대책 등 수용 언급

보건복지부는 22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백지화 외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요구한 내용의 많은 부분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는 22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백지화 외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요구한 내용의 많은 부분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가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밝힌 요구사항의 많은 부분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다만 요구의 핵심인 의과대학 정원 연 2,000명 증원 백지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근거 있는 정책 결정이라며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결의한 성명서를 공개했다.

전공의들은 성명을 통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하고 증원과 감원 논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구체적 대책 마련 ▲주 80시간에 달하는 열악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전공의 겁박하는 부당한 명령들 전면 철회하고 전공의들에게 정식 사과 ▲의료법 제59조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브리핑에 나선 박민수 제2차관은 “전공의 단체가 성명서를 통해 제안한 열악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대책 제시 등 요구 조건의 많은 부분이 수용 가능하니 정부와 대화에 참여해 여러분의 의견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의 힘은 집단행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환자의 곁에서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여러분의 목소리에 힘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협 박단 회장이 22일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전공의 단체는 환자 15명당 전문의 1명의 인력기준을 마련하도록 주장해 왔다’고 밝힌 것에 대한 복지부 입장도 밝혔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의 요구사항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아마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했을 것이고 그것을 당장 실현할 현실 여건이 안된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서 가야할 방향과 현실을 조율해 가면서 현장에서 수용 가능한 범위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여건을 갖춰가면서 진행할 것이고 이를 위해 전문의 중심 병원 등 여러 지원대책을 선언했다. 봉직의들을 더 많이 채용할 수 있도록 제도와 수가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대전협으로부터 대화 제의가 없었고 거꾸로 우리가 여러 루트를 통해 접촉을 시도하는데 안되고 있다”며 “중재하는 분들을 통해 연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대 정원 연 2,000명 증원에 대해서는 근거 있는 정책 결정임을 강조해 대전협과 의료계가 주장하는 백지화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복지부는 국책연구기관인 KDI,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 연구 모두 의대 증원을 하지 않으면 2035년 1만명 부족하다고 제시했다며, 의사단체는 1만명 부족 외 연구들이 2,000명 증원을 직접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의사 확충 속도는 정책적 판단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 양성에 소요되는 기간, 필수의료 확충 시급성,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대, 사회 각계 의견을 종합 고려해 최소 규모를 2,000명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의사단체는 ‘의사는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만 반복할 뿐, 증원에 대한 어떤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의사단체의 의사 수 추계는 전년대비 의사 수 증가율을 2010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 증가율 2.84%를 적용했는데, 의사 고령화로 은퇴의사 수가 크게 증가하는 등의 최근 경향을 고려할 때 의사 수 증가율은 1.67%까지 낮아져 추계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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