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제약, 자비쎄프타 급여 적용기념 기자간담회 개최
“급여로 국내 환자 처방 가능…콜리스틴 대안 다행스러워”
윤영경 교수 “해외선 이미 내성 우려…경험적 치료 피해야”
국내에서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CRE 감염 치료에 효과적인 ‘자비쎄프타(성분명 세프타지딤·아비박탐)’가 급여 적용을 받게 돼 관심이 모인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자사의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제 ‘자비쎄프타’의 보험 급여 적용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자비쎄프타는 항녹농균 효과를 보이는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인 ‘세프타지딤’과 베타락탐 분해 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항균력을 유지하는 ‘아비박탐’의 복합제로, 지난 2022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2023년 7월 출시됐다.
국내 허가 적응증은 ▲성인 및 생후 3개월 이상 소아 환자에서 복잡성 복강 내 감염(cIAI) 치료(메트로니다졸과 병용 가능) ▲성인 및 생후 3개월 이상 소아 환자에서 신우신염을 포함한 복잡성 요로감염(cUTI) 치료 ▲18세 이상 성인 환자에서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VAP)을 포함한 원내감염 폐렴(HAP) 치료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자비쎄프타는 이달 1일부터 ▲복잡성 복강 내 감염 ▲복잡성 요로감염 ▲원내 감염 폐렴에서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실패한 경우 또는 다제내성 녹농균이나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이 증명된 경우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이동건 교수(대한감염학회 이사장)와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대한감염학회 보험부이사)가 연자로 참여해 국내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및 CRE 감염 현황과 치료 환경에 대해 설명했다.
다제내성균은 3가지 계열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으로, 항생제 치료를 어렵게 만들고 중증 감염 환자 치료 경과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녹농균 등 그람음성균은 요로 감염, 복강 감염,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균이다.
이 중 기존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CRE 감염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증가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CRE 발생건수는 3만548건으로 2018년(1만1,954건) 대비 2.6배 증가했다.
CRE는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또는 요양병원 등 시설에 장기 입원한 환자에서 주요하게 발생할 수 있으며, 높은 환자 사망률과 연관돼 있다. 2017년 국내 10개 병원에서 시행된 연구에서 CRE 감염증 환자의 3개월 사망률은 55.0%(11/20)였다.
이동건 교수는 “자비쎄프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15년 2월에 허가받았다. 미국에서는 이미 9년 전에 개발해서 7,8년 전부터 쓰고 있던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이 약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콜리스틴’을 써야 했는데 콩팥 기능을 악화시키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미충족 수요를 설명했다.
이어 “자비쎄프타가 급여화가 되면서 이제 국내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자비쎄프타는 30년 전에 쓰던 세프타지딤이라는 약에다 아비박탐을 추가한 약이다. 이렇게 좋은 약이 하나 만들어지면 앞으로 또 오랫동안 사용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윤영경 교수는 자비쎄프타의 임상적 유용성과 가치에 대해 조명했다. 윤 교수는 한국MSD의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항생제 ‘저박사(성분명 세프톨로잔·타조박탐)’를 언급하며 CRE 치료에서의 자비쎄프타 역할을 설명했다.
자비쎄프타는 RECLAIM, RECAPTURE, REPRISE, REPROVE 등 3상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복잡성 복강내 감염, 복잡성 요로 감염,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을 포함한 원내 감염 폐렴이 있는 성인 환자 대상에서 각각의 기존 표준 치료제 대비 비열등한 치료 효과와 세프타지딤 단일제제와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됐다.
윤 교수는 “RCT뿐만 아니라 리얼월드데이터(RWD)를 살펴보면, 자비쎄프타 사용 시 콜리스틴 대비 CRE 감염증 사망률이나 치료 성공률을 유의하게 개선했다는 다기관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특히 미국 다기관 연구에 따르면 자비쎄프타 사용 시 요양기관 대신 집으로 퇴원한 환자의 비율이 높았다는 점에서 자비쎄프타의 안전성과 효과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CRE 감염 진료 지침은 요로감염을 제외한 CRE 중증 감염 시 자비쎄프타를 으뜸 항생제로 권고하고 있으며, 유럽 CRE 감염 진료 지침은 중증 CRE 감염증에 저박사를 으뜸 항생제로, 자비쎄프타를 차선책으로 권고하고 있다”며 “카바페넴 분해효소를 생성하는 장내세균속균종(CPE) 감염증에는 저박사의 역할이 제한적인데 자비쎄프타가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 교수는 자비쎄프타 또한 개발된 지 10년 가까이 된 약이기 때문에 이미 해외에서는 내성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급여 적용 시에도 원인 균종 판별을 위한 진단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험적 치료’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윤 교수는 “이미 해외에서는 자비쎄프타 사용 후 10% 내외로 내성이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 약을 1차 치료제로, 혹은 경험적 치료제로 쓰는 건 많은 전문가들이 고민스럽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항생제 관리 시스템 하에서 꼭 필요한 시점에 사용해야 약제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관련기사
- '절치부심' 머크, 폐암 표적항암 신약 '텝메코' 급여 재도전 나서
- "수술·치료 연기될까 조마조마"…암·희귀 중증질환자들, 사태 해결 촉구
- 多적응증 면역항암제 급여, ‘적응증 기반 약가 결정제’로 물꼬 틀까
- 의료공백 현실에도…政 "대화 가능하지만 ‘연 2,000명 증원’ 수정 불가"
- 꿈의 항암제 'CAR-T치료' 성적…막다른 길의 암환자 3명 중 2명 완치
- 심박수로 당뇨병 예측?…안정 시 심박수 높으면 당뇨병 발병 위험 UP
- 10~20대 절반 이상, 엽산 부족…여성보다 남성이 엽산결핍 더 많아
- 전공의 8,816명 사직서 제출…의대생 7,620명 휴학 신청
- 갓 태어난 신생아의 울음소리로 아이의 건강 상태 알 수 있다?
- 첫 TV토론서 평행선 달린 醫·政…의사 “절대 수 부족” vs “배분 문제”
- 절제불가능 3기 EGFRm 비소세포폐암에서의 ‘타그리소’ 효과
- 전공의 없는 병원들…진료 축소에 입원환자 퇴원도 빨라져
- 칼 빼든 政 "집단행동 주동자 ‘구속수사’…복귀 거부 전공의 ‘기소’"
- 노안으로 안 보이던 신문이 갑자기 잘 보일 때…“이것” 의심해야
- 2월 22일 '라돈의 날'…폐암 유발 가능한 '라돈', 생활 속 노출 최소화 방법
- 내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 '불안'…규칙적 생활습관으로 극복할 수 있다
- 충북대병원 충북지역암센터, 간암의 날 건강강좌 개최
- 늘어나는 사직·근무지 이탈 전공의에 수술·입원 지연 잇달아
- AIDS 퇴치 위해 환자 의료접근성 늘린다…자가검사·의료기관 지원 확대
- 세포의 에너지 대사조절 유전자로 대장암 악화 알 수 있다
- 병원 떠난 전공의들 "정부가 요구안 수용하면 병원 복귀"
- 政 “전공의 요구 많은 부분 수용 가능…단, 연 2,000명 증원 빼고”
- 어느 날 엄마가 “냄새 못 맡는다” 하시면…‘파킨슨병’ 의심
- 허가 뒤 1년 넘었는데…비뇨기암 신약 '발베사' 국내 출시 왜 미뤄지나
- 자가면역질환약 '스텔라라' 국산 바이오시밀러, 건선 외 적응질환 확장?
- 벼랑 끝 필수의료…"제대로 된 필수의료 정책" 외치는 의사들
- '응급실 뺑뺑이' 국내 원인 1위, 응급실 내 전문의 부족 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