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블로그를 통해 소개했던 '오빠는 배용준'의 주인공 뿡양의 조촐한 생일 파티가 엊그제 중환자실에서 열렸다. 지난날, 초등학교 6학년 꼬마에게 배용준 소리 한번 들어보려 백방으로 뛰어다녔던 피땀어린 내 노력의 결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몰래몰래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핑크색 키티 케익을 준비하고, 생일 선물로 준비했던 쵸콜렛을 곱게 포장했다. 열세살을 상징하는 큰 초 하나와 작은 초 세개를 군데군데 박아놓고, 성냥으로 스치듯 점화한 후 콩글레츄레이션과 함께 돌진! 내가 그 아이에게 건네는 첫마디는 당연히, '생일 축하해 뿡양아, 근데 오빠 배용준 닮았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거나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던 과거와 달리 물량공세 덕분인지 조금은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윽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병원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무섭고 두려운 것을 꼽으라면 바로 '보호자'란 단어가 그 첫째일 것이다. 때론 내게 생존을 주고, 감동을 주고, 보람을 주는 감사한 존재지만 돌아서면 욕설과 비난을 서슴지 않으며 때론 폭력과 핫라인까지 행사하는 야누스의 두 얼굴과 같은 살 떨리는 존재들이다. 환자를 치료하는 일에 때론 우군이 되기도 하지만 환자의 회복 속도가 더디거나 문제라도 생기면 한순간에 적으로 돌변할 수도 있는, 달면 삼키고 써도 삼켜야만 하는 그들과 이제 갓 초년병 의사로서 최전방에서 마주하는 일은 항상 어렵다. 특히 시간에 기고 과다한 업무에 기는 탓에 체력이 이미 바닥을 치고 있는 내게 그들과의 전쟁은 대부분 내게 손해와 패배만 안겨줄 뿐이었다. 그런 이유로 되도록 보호자들과 다투
지난주 수요일은 내게는 참으로 특별한 날이었다. 실습생 시절이나 인턴, 그리고 올해 일년차 일을 하면서 수술방은 문이 닳도록 드나들었지만 단 한순간도 주어지지 않았던 집도의로서의 기회가 내게 찾아온 것이다. 비록 고난이도의 전신마취 하 개두술이나 공식적인 집도식은 아니었지만, 한 환자의 피부를 절개한 후 덩어리를 떼내고 마무리 정리까지 담당했던 참으로 설레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병동 일을 하며 응급실 콜을 받고있던 찰나, 교수님의 수술준비하고 연락하라는 불호령에 거진 6개월만에 들어선 수술방은 나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두피의 양성 종괴를 떼내기 위해 외래를 통해 찾아온 한 할아버지를 수술침대 위로 안내한 후 면도기로 머리카락을 밀고 빨간 포다딘으로 수술부를 소독했다. 이후 녹색의
오래전 소개했던 그의 절개부위가 두피의 한가운데를 정확히 가르는 것에서 착안, 거즈를 길게 펴서 수십겹을 겹쳐놓고 그 위에 고정 테잎을 붙여서 G-드래곤의 모히칸 스타일 재현해냈다.(그의 사진 인증은 내일 드레싱 후에 하기로 약속했음) 처음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는 무척이나 부끄러워하며 '선생님, 이건 모히칸이 아니라 울트라맨인데요.' 라고 말하던 그가 지금은 내 드레싱 덕분에 최고의 인기남이 되어가고 있다. 심지어 그 친구 옆에서 Diffuse axonal injury(다발성 신경손상) 치료받고 있는 열여섯살짜리 고딩은 본인도 쌩머리를 밀테니 저렇게 만들어 달라며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다. 데일리로 모히칸 스타일을 구현하는 작업은 시간에 기는 직업 특성상 매우 귀찮고 손이 많
지난주 의식저하를 주소로 응급실로 실려왔던 초등학교 6학년 뿡양은 EVD(뇌실내 도관) 삽입과 동시에 정상적인 의식 상태로 회복되었다. 소뇌부근에 발생한 출혈의 원인을 찾기위해 시행한 CT angio(뇌혈관CT) 검사 도중 기면 상태였던 의식이 혼미 상태까지 쳐지면서 동공이 완전히 열렸고, 그 즉시 뒤도 안돌아보고 수술방으로 밀어넣은 신속함이 주요했던 순간이었다. 수술이 끝나고 MRI 등의 몇가지 검사를 마치고 난 뒤 우리는 그 아이의 병명이 소뇌부위의 뇌종양이라 결론내렸고, 내원 당시의 의식저하는 종양으로 인해 뇌실 순환로가 막혀 발생한 급성 수두증 때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기형종이 의심되는 그 종양은 무시무시하게도 생체 활력징후를 담당하는 뇌간을 감싸고 있었고, 수술적 제거는 상당히 어려워보였다. 응급
너무나 힘든 한주를 보내고, 열시간 남짓 오프를 받아들고 병원을 나서는 길은 너무나 쓸쓸했다. 다크써클이 눈물이 되어 흐를 정도로 피로에 찌들었던 몸을 이끌고 찜질방으로 향했고, 옷을 벗자마자 잠에 골아 떨어졌다. 얼마나 잠들었을까, 핸드폰 시계를 열어보았고, 시계바늘은 새벽 1시 반을 알리고 있었다. 더 쉴 수 있었지만, 밤을 새가며 바쁘게 뛰었던 새벽의 기억과 걱정스러움 때문인지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병원을 향했다. 병원 문턱을 넘어 중환자실을 지나 당직실로 들어가려는 순간 나가기 전까지만해도 꽉 차있었던 재원 환자를 알리는 전광판이 듬성듬성 비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윽고 중환자실 간호사로부터 그 짧은 시간동안 두명의 환자가 동시에 arrest가 나서 숨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요즘들어 눈에 띄게 불친절해진 나를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몇분만 짬을 내어, 몇계단 더 걸어가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곳에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을 환자의 가족들에게 단지 바쁘다는 이유로 만나주지 않았던 내 모습이 불현듯 떠올라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서른해 남짓 살아오면서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이 병원 신세를 졌던 일이 없었기에 환자나 보호자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했을런지도 모른다. 오늘,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콜을 받고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응급실로 향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정보에 의하면 환자는 새벽녁 길가던 와중 교통사고를 당했고, 만취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래서 세상에 나오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의대생 노트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한참 의대생 노트로 인터넷이 시끄러웠을 무렵 받았던 출판제의가 벌써 1년하고도 반전의 일이니 참 오래도 걸렸지요. 그 오래시간 동안 출판사 담당자도 한차례 바뀌었고, 컨셉도 수십번 바뀌고, 전 본과 4학년에서 레지던트 1년차로 업그레이드 되었답니다. 못난 작가를 만나서 지난주 수요일부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너무나 고생이 많았던 '필기왕 노트정리로 의대가다'에게 미안한 마음이 천근 만근입니다.국시 전날 새벽 무렵 찍었던 이 한장의 사진이 도화선이 되어 스무편이 넘는 노트정리 이야기 시리즈를 연재하게 되었고, 부끄럽게도 적지 않은 호응을 받아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내 이름을 걸고 책까지
지난 주말 방송되었던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밀풍 리농 편을 보면서 뿜어져 나오는 분노를 감출 길이 없었다. 인터넷 광고랍시고 간 이식 수술 후 건강을 되찾았던 간암 환자의 사례나 약을 먹고 호전 되었던 파킨슨 환자의 사례의 실체가 밝혀지지면서 한번 분노했고, 하지만 아직까지 그를 믿고 따르는 무리들이 있다는데 두번 놀랐으며, 그런 그에게 환자를 끊임없이 소개하는 인간들이 바로 의료법상 합법적인 의료행위가 보장된 한의사들이라는데 세번 까무라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의학도 학문도 그렇다고 종교도 아닌 사기였으니 말이다.끝까지 옳다 주장하는 밀풍 리농의 의식 치료를 검증을 하려면 과학적 방법론에 의한 검증 밖에 없다. 그런데 과학적 검증이 시행되면 리농의 이론은 파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방송에서 소개
추석 연휴에 입원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사연이 있다.1. 추석만큼은 쉬고 싶었던 한 맏며느리3개월 전부터 지속된 허리 통증으로 추석 3일전 수술을 결정하고 입원했던 환자. 40대 중반이었던 그녀는 추석 당일인 오늘조차 찾아오는 가족없이 홀로 외롭게 보내야 했고, 나는 그런 그녀가 안타까워 슬며시 다가가 송편 한조각을 건네며 인사를 나눴다. 예상외로 나름 뼈대있는 집안의 맏며느리였던 그녀는 가족들이 찾지 않은 외로움보다는 명절 차례상 준비에서 해방된 기쁨이 더 컸는지 연신 싱글벙글 웃어대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나갔다. 문득 고향에서 고생하고 있는 어머니가
혼수 상태의 한 젊은 남자가 무호흡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왔다. 이미 두차례의 심폐소생술을 거친 후에야 회생할 수 있었던 혼수 상태의 그 환자는 이후 시행한 Brain CT(뇌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지주막하출혈 소견이 관찰 되었고, 혈압은 80/40산소포화도는 80%가 채 되지 않았다. 승압제와 인공호흡기에 의지하여 가느다란 숨을 겨우 이어가고 있었던 이제 갓 30대 중반의 건장했던 그 사내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던 것일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사내의 아버지를 앞에 두고 뇌 사진을 보여주면서, 뇌출혈이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었으며 현재 의식의 가장 아랫단계인 코마 상태로 회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그 사내의 어머니가 병원에 도착했고 아들의 상태를 설명하자 땅바닥에 주저앉아 한없이 눈물만 흘
피가 부족해서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한다는 교수님의 말이 그다지 가슴에 와닿지 않았던 그리고 헌혈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학업 평가 점수를 감하겠다는 혈액종양내과 교수님의 말이 참으로 야속했던 시절이 있었다. 학생회 시절 몇몇 간부들과 주도하여 사랑의 헌혈 행사를 벌인 적도 있었지만, '사랑의 나눔'이라는 빛 좋은 개살구와 같은 이유 외에는 헌혈의 중요성이 그다지 피부에 와닿지 않았었다. 환자에게 직접 피 처방을 내리고 급할 때는 아이스 백을 들쳐매고 수술방 앞까지 뛰어다니는 인턴과 1년차 생활을 보내는 요즘도 나는 헌혈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몰랐다. 의사이기 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무척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내가 250ml 한 파인트의 혈액이 환자의 목숨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음을 깨달은 것
신경외과 전공의 생활을 하면서 놀랐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DBS(Deep Brain stimulation)와 SCS(Spinal cord stimulation)가 아닌가 싶다. 인체의 생리적 전기 자극을 기계로 조절하여 신경전도 및 운동을 조절한다는 점이 특히나 매력적이었다. 그 중 DBS는 떨림(temor)을 주소로 내원하는 파킨슨 환자들이나 운동장애 환자들에게서 많이 시행되는 수술인데, 운동질환의 원인이 되는 뇌 기저부의 이상부분에 반영구적인 전극장치를 삽입해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기 자극을 주어 이상 신경회로를 조정해 증상을 호전케 한다. 이를 통해서 뇌에 일정한 전기 자극으로 비정상적인 운동기능 자체는 저하시키고, 정상적인 운동기능은 가능하게 되어 환자가 비정상적인 떨림이나 강직 등에서 벗어날 수
내게는 참으로 잊을 수 없는 환자였다. 이제 갓 신경외과 전공의에 입문하여 처음으로 받아 본 뇌종양 환자가 그 아저씨였고, 사망선언의 순간까지 그 옆을 지키며 돌봤기 때문이다. 주로 병동에서 일하는 1년차 특성상 지난 7개월의 시간동안 아저씨의 가족들과도 많이 친해질 수 있었고, 일반적인 의사-환자 관계를 넘어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각별한 사이였다. 아저씨의 상태가 악화될 때마다 나는 자세한 상태설명과 함께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가족들을 위로했고, 한참 병원을 사직하는 문제로 힘들어 했을 때 아저씨의 가족들은 내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도 했다.특히 아저씨의 부인인 아주머니와의 인연은 각별했다. '잘(생긴)'선생님이라며 나중에 꼭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 될 것 같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
환자의 증상을 되묻고 수많은 검사를 시행했지만 원인을 찾기 못했을 때, 의사들은 '정신적 혹은 신경인성'이라는 표현을 즐겨쓴다. 환자는 자신의 명확한 신체적 증상을 정신적인 것으로만 단정짓는 의사에 대해서 분노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원인 모를 자신의 증상에 대한 나름의 설득력 있는 이유라 여기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모두가 적당히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이 되기도 한다. 즉, 병원 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 지는 의사와 환자간에 합의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은 때론 숨어있는 문제를 가리워 좋지 않은 예후를 낳기도 한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실제로 신경정신학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경우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가능한 최대한의 검사를 환자에게 권유한다.
지난주 대한민국을 강타한 곤파스는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이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날 보안팀장이었던 스물 아홉의 젊은 청년은 태풍으로 떨어진 간판에 행인이 다치는 사고를 수습하고 현장 정리와 질서유지를 하고 있었다. 헌데 간판이 무너지면서 깨졌던 강화유리 조각 일부가 현장에 남아있던 그 청년의 머리 위로 떨어졌고, 이후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응급실을 통해 내가 있는 병원으로 왔고 두차례의 응급수술을 시행했다.관련글 : 태풍 곤파스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곤파스에 의해 날아온 간판을 맞고 쓰러졌던 스물 아홉살의 청년은 두시간의 CPR에도 불구하고 애석하게 짧은 생을 마감했다. 두번에 심정지 상황을 제세동기와 심폐소생술로 무사히 넘기는가 싶었지만, 강철과도 같았던 그의 몸도 세번째 심정지는 이겨낼
제빵왕 김탁구. 수-목요일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와 함께 요근래 가장 인기있다는 그 드라마를 어제 처음으로 시청했다. 24시간 내내 병원에서 혹사당하느라 드라마 따위를 볼 수 있는 여유는 없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병실에 켜져있는 TV 화면을 통해서 요즘 어떤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지 정도는 대충 알 수 있었는데, 요즘은 김탁구가 대세라고들 했다. 생각해보면 수요일과 목요일 저녁 10시만 되면 어김없이 전 병실에는 제빵왕 김탁구가 상영되고 있었으며 보호자나 간병인들은 혀를 끌끌 차면서 드라마 평가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 기억난다. 하도 재미있게들 보길래 멀찌감치 서서 10분정도 그 드라마를 보았는데, 때마침 극중 김탁구의 친아버지(구일중, 전광렬 역)가 뇌출혈로 쓰러지는 장면이 TV를 통해 전파를
다른 날과는 달리 유난히 비바람이 거셌던 오늘 새벽, 이제 갓 스물아홉이 된 청년은 그날도 병원 앞 마트의 보안팀장으로서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그리고 같은 시간 나는 두개골 골절 환자가 있다는 콜을 받고 약간의 짜증과 함께 졸린 눈을 부미며 CT에서 출혈소견이 없음을 확인한 후 밍기적대며 응급실로 향하던 찰나였다. 1층에 도착하자 다시 전화벨이 울렸고, 응급실에 의식변화가 동반된 외상 환자가 있다며 다급하게 알려왔다. 다행히 도착과 동시에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고, CT에서 경막하 출혈이 확인된 후에는 초스피드로 수술준비에 들어갔다.대충의 사연은 이러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오늘 새벽, 그날도 마트 보안팀장으로서 야근을 마친 후 퇴근하려던 찰나 거세게 몰아치던 비바람에 건너편 빌딩의
지난 7월20일 23개월 된 남자아이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검결과 우측 뇌 괴사로 인한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 아이는 숨지기 한 달 전인 6월21일 평소와 다름없이 같은 아파트 1층에 자리 잡은 어린이집에 등원했다. 하지만 집에 갈 시간이 되어도 일어나질 않아 어린이집 관계자가 직접 업어서 집으로 데려왔는데. 할머니가 아이를 받았을 때는 이미 아이의 몸이 축 늘어져 의식이 없던 상태! 바로 근처 대형병원으로 옮겼지만 한 번도 눈을 뜨지 못한 채 한 달여간 병상에 누워있다 죽음을 맞은 것. 병원에 실려 올 당시 아이의 머리에는 붉은 멍 자국과 귀와 팔에도 상처가 있었다고. 하지만 유치원 관계자는 아이가 잘 놀다가 잠이 든 것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23개월 된 이 아이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
수두증이라는 병이 있다. 정상적으로 뇌를 둘러싸고 있는 지주막하 공간 그리고 뇌실 내에 분포해 있는 뇌척수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경우를 이른다.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크게 뇌척수액의 생성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경우, 뇌척수액 흐름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 그리고 정맥동에서 뇌척수액의 흡수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한 경우를 크게 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뇌척수액이 증가하다보니 뇌실질을 누르게 되고, 그에 따라 수두증 환자들은 보행 장애 혹은 인지 장애, 배뇨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이러한 수두증의 경우 대개 단락술이라는 방법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뇌척수액을 제3의 공간으로 빼주는 수술을 치료방법으로 선택하게 된다. 단락술은 쉽게 말해서 뇌실 내에 고여있는 뇌척수액이 복강이나 혈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