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근시로 생긴 열공성 망막박리, 실명 위험
20~60대까지 연령대별 유의해야 할 망막질환
‘망막’은 안구 뒤를 감싸고 있는 얇은 신경층이다. 사람 눈에서 마치 카메라 필름 같은 역할을 한다. 망막이 손상을 입으면 시력에 문제가 생기고,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한편 망막에 이상이 생긴 초기는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정기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망막질환’이라고 하면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망막질환은 연령대에 따라 발병양상이 다른 만큼 모든 연령대에서 주의해야 한다.
10~20대…고도근시가 주요 위험인자인 ‘망막박리’
망막박리는 망막이 안구 내벽에서 분리되는 안질환이다. 대부분 망막에 구멍이 생긴 망막열공으로 생긴다. 주요 위험인자는 고도근시를 우선 손에 꼽을 수 있다. 근시가 고도근시로 진행할수록 안구 길이가 앞뒤로 길어지는 구조 변화가 일어난다. 이때 안구에 붙어있던 망막이 팽팽히 당겨져 얇아지면서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또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눈에 공을 맞거나 어딘가에 부딪히면서 망막에 충격이 가해지면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활동량이 많은 10대나 20대에서 망막박리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대표 증상으로 실이나 거미줄 등이 눈앞에 보이는 듯한 비문증과 커튼이 쳐져 가려진 듯한 시야감소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망막박리가 더 진행돼 망막 중심에 있는 황반부까지 침범하면 시력감소 증상이 생긴다.
망막에 구멍이 생긴 망막열공이 있거나 망막박리 범위가 주변부에 국한해 있다면, 찢어진 부분에 레이저를 쏘아 박리를 막는 ‘레이저 망막 광응고술’을 시도한다. 레이저로 치료가 어렵다면 수술 치료를 한다. 환자 연령대와 직업, 망막박리 발생 위치‧정도에 따라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
30~40대 당뇨병 환자 증가, 망막 혈관 손상되는 ‘당뇨망막병증’
‘당뇨망막병증’은 당뇨 합병증이다. 망막 혈관에 손상을 일으켜 실명에 이를 수 있는 ‘3대 실명질환’ 가운데 하나다. 당뇨병 병력 15년 전후인 환자 60~70%에서 나타난다. 혈당이 높거나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최근 젊은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30대 당뇨병 환자는 2018년 13만 9,682명에서 2022년에는 17만 4,485명으로 4년 동안 25% 가량 늘었다.
당뇨망박병증은 시력감소와 사물이 삐뚤어져 보이거나 왜곡돼 보이는 ‘변시증’, 부유물이 떠다니는 듯한 ‘비문증’, 눈을 움직일 때 번쩍이는 빛이 보이는 ‘광시증’ 등이 대표 증상이다.
당뇨망막병증 초기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해 스스로 자각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한 번 생기면 혈당이 정상으로 유지돼도 계속 진행하는 만큼 예방과 함께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증상을 느낄 정도가 되면 병이 이미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뇨병이 있다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도는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는 질환 진행 정도에 따라 주사 치료와 레이저‧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50~60대, 황반‧혈관 기능이 떨어지는 '황반변성'·'망막정맥폐쇄'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 신경 조직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여 점차 시력을 잃게 되는 안질환이다.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습성 황반변성은 비정상 혈관인 신생혈관이 자라 출혈과 망막이 붓는 증상과 함께 급격한 시력 손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수개월 이내 실명에 이를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사물이 구부러져 왜곡돼 보이는 변형시와 사물의 일정 부분이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이거나 전혀 보이지 않는 중심암점 등이 나타나면 황반변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증상을 느꼈다면 이미 황반변성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망막정맥폐쇄’는 망막혈관폐쇄의 일종으로 정맥 혈관에 순환장애가 생겨 출혈과 부종이 나타나는 안질환이다. 나이가 들어 혈관 기능이 떨어지는 장년층에서 많이 발견되고, 고혈압‧당뇨 등 대사 질환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망막정맥폐쇄로 출혈과 황반이 부으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일 수 있다. 또 혈관이 막힌 부위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발생하면 유리체 출혈이나 신생혈관 녹내장과 같은 이차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 치료는 신생혈관 억제를 위해 ‘항혈관내피성장인자’라는 약제를 눈 속에 직접 주사한다. 망막정맥폐쇄는 황반부종을 가라앉히기 위해 안구 내 항체주사 또는 스테로이드 주사‧레이저 치료를 한다. 신생혈관 발생 억제를 위해 혈관이 막힌 부위에 레이저광응고술을 시행하거나 안구 내 항체주사 치료를 하기도 한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박새미 전문의는 “망막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되지 않고, 망막 문제로 생긴 시력저하는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망막질환은 대부분 초기 증상이 없고, 증상이 있어도 자각하기 어려운 만큼 고도근시나 당뇨가 있는 환자, 고령자 등은 정기적으로 안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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