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치료 경험 있는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적응증 신청
표준치료 도세탁셀 대비 mPFS 0.7개월 늘려…HR 25%↓
길리어드 ‘트로델비’ 외에도 레고켐바이오-얀센 등 추격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Dato-DXd)’ 심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항암화학요법 외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옵션이 부족한 가운데 Dato-DXd가 해당 약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FDA가 Dato-DXd의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BLA)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허가 신청 적응증은 전신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이다. FDA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오는 4분기까지 심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Dato-DXd는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 중인 ADC 신약 후보물질이다. 테트라펩타이드 기반 링커를 통해 항-TROP2 인간화 IgG1 단일클론항체와 토포아이소머라제 I 억제제 페이로드(엑사테칸 유도체, DXd)를 연결했다.
이번 허가 신청은 Dato-DXd 3상 임상시험인 ‘TROPION-Lung01’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TROPION-Lung01은 이전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치료법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도세탁셀’ 대비 Dato-DXd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글로벌, 무작위, 다기관, 오픈라벨 3상이다.
1차 평가변수는 맹검독립중앙심사위원회(BICR) 평가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이며, 2차 평가변수로는 연구자 평가 PFS, 객관적 반응률(ORR), 반응 지속 기간(DoR), 반응 도달 시간(TTR), BICR 및 연구자가 평가한 질병통제율(DCR), 안전성 등이 포함됐다.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등에서 총 604명의 환자가 임상에 참여했다.
TROPION-Lung01 결과는 지난해 유럽종양학회 학술대회(ESMO 2023)에서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을 통해 공개됐다. 표준 치료법인 항암화학요법 ‘도세탁셀’과 비교한 결과, 1차 평가변수인 BICR 평가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Dato-DXd 투여군 4.4개월, 도세탁셀 투여군 3.7개월로 나타나 0.7개월의 연장효과를 나타냈다.
이를 통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25% 낮췄다(HR=0.75; 95% CI 0.62~0.91; P=0.004). 또 전체 반응률(ORR)은 Dato-Dxd 투여군이 화학요법 대조군에 비해 2배 이상 높았으며(26.4% 대 12.8%), 용량 감소 또는 투여 중단을 초래한 3등급 이상의 이상 반응(TRAEs)은 더 적었다.
또 다른 1차 평가변수인 OS의 경우, 중간 분석에서 Dato-Dxd 투여군 12.4개월, 도네탁셀 투여군 11.0개월로 확인됐으나 데이터 컷오프 시점에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종 분석을 통해 OS를 평가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허가 신청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목표 적응증으로 비소세포폐암 가운데 비편평 비소세포폐암만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이는 TROPION-Lung01 임상 하위그룹 중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군에서 더 높은 효능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Dato-Dxd는 해당 그룹의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37% 감소시켰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Dato-Dxd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PFS 혜택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OS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수잔 갈브레이스 항암 R&D 수석 부사장은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은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있는 진행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기존 화학요법에 비해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있는 대안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Dato-DXd) 허가 논의가 진행 중이고 미국에서도 유방암에 대한 허가 신청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번 신청은) 이 새로운 치료제를 가능한 한 빨리 환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다이이찌산쿄의 글로벌 R&D 책임자인 켄 타케시타(Ken Takeshita) 박사는 “오늘 발표된 소식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치료 방식을 혁신하고 새로운 치료 기준을 수립하겠다는 우리의 목표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며 “Dato-DXd가 이전 전신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위한 최초의 TROP2 ADC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FDA가 심사에 착수함에 따라 Dato-DXd가 폐암 치료를 위한 최초의 TROP2 표적 ADC 약제로 등극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Dato-DXd와 폐암 치료를 놓고 TROP2 표적 ADC 선두를 다투던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 길리어드)’는 최근 도세탁셀과의 비교 3상(EVOKE-01)에서 1차 평가변수인 OS 달성에 실패했다.
작년 말에는 얀센이 국내 바이오기업인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와 최대 17억 달러(약 2조 2,712억원) 규모의 TROP2 표적 ADC 후보물질 ‘LCB8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 사는 현재 고형암 대상 미국 1/2상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LCB84의 전 세계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한 얀센이 이후 임상 개발을 주도할 예정이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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