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醫 이형민 회장 “의료시스템 10년 퇴보”

의료계 반대에도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등을 추진하는 사이 응급실 의사들의 조용한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으로 1년 단위 계약을 연장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 중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미래가 없다”며 아예 응급의료현장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이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 따르면 의대 정원 확대 추진 이후 응급의료현장을 떠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70~80명에 이른다.

응급의학과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5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좌절감을 느끼는 의사들이 많다”며 “응급의학과 의사 중 이미 70~80명이 그만 뒀다. 앞으로 사태가 진행되면서 100명 넘게 그만두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2~3월은 매년 150~200명 정도가 자리를 이동하는 시기라 대부분 계약들이 3월 초로 맞춰져 있다”며 “그런데 계약 종료 등으로 병원을 그만둔 의사들이 새로운 병원에 가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도 했다.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인력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응급의료시스템이 회복을 기대할 수 없을 만큼 망가졌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미 응급의료시스템은 끝이 났다고 본다. 2~3년 지나고 회복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태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자체가 10년은 퇴보했다. 총선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해결책도 없다.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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